11회 인천여성영화제 1차 트레일러가 나왔습니다^^
소셜펀치를 통해 후원해주신 분들의 명단은 모금 마감일인 6/21 이 후
최종본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좀 더 고화질로 감상하시려면 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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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산업 중심의 사회에서 노동자의 절대다수, 특히 여성들은 서비스노동자로 살아가고 있다. 서비스노동은 전통적인 제조업과 달리 ‘보이지 않는’ ‘계산되지 않는’ 감정노동을 필요로 한다. 더구나 ‘고객님’이라는 극존의 호명과 무릎을 꿇고 주문을 받는 패밀리레스토랑 직원의 태도에서 극명히 드러나듯, 서비스노동자는 인격과 권리가 있는 근대적 존재가 아니라 봉건시대 왕을 떠받드는 노예계급과 다름없는 존재로 취급당하곤 한다.
더욱 역설적인 것은, 서비스노동자에게 감정노동과 보살핌을 당연히 요구하는 왕과 같은 손님, 즉 소비자 역시 다른 공간, 사업장에서는 감정노동과 보살핌을 제공하는 서비스노동자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왕과 노예 사이를 널뛰는 정체성이라 할 수 있다.
11회 인천여성영화제가 마련한 씨네토크콘서트에서는 노동자이자 소비자로서 다양한 공간에서 만나는 다양한 서비스에 담긴 감정노동과 보살핌이 정말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이자 노동자의 당연한 의무인지 스스로, 그리고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자리를 갖고자 한다. 영화 <감정의 시대: 서비스 노동의 관계미학>과 더불어,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는 서비스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토크콘서트를 통해 ‘친절’이라는 아름다운 표현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감정노동의 발가벗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김숙현, 조혜정|한국|2014|24분|다큐멘터리
7.11(토)|오후 4시|영화공간주안 4관
보육교사, 콜센터 직원, 마트 캐셔, 휴대폰 A/S기사, 패밀리 레스토랑 조리사 겸 서버, 경호원, 뷰티 매니저, 간호조무사…… 다양한 서비스노동자들의 인터뷰가 목소리로만 들리는 가운데 무용수들이 각각의 직종에 맞는 역할을 수행하는, 실험적인 다큐멘터리이다. 무용수들의 퍼포먼스를 통해 관객들은 친절과 웃음의 강요 뒤에 가려진 감정노동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머리가 아닌 몸으로 느낄 수밖에 없다.
*영화 상영 후 감독, 다양한 직종의 서비스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토크콘서트 ‘당신의 감정은 안녕들하십니까?’가 진행됩니다.
‘어차피’ 이해 불가능한 너와 나 사이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찾기 위한 11회 인천여성영화제의 나흘간의 여정. 그 끝은 다시 ‘나’입니다.
11회 인천여성영화제의 폐막작은 외모지상주의에 저항하는, 혹은 굴복하는 한 평범한 여자의 고군분투기 <박강아름의 가면무도회>입니다. 내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은 어떤 것인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나의 욕망은 무엇인지, 한국사회를 떠돌고 있는 강력한 유령인 ‘외모지상주의’를 통해 돌아보고자 합니다.
폐막작 제목에 걸맞게 ‘가장무도회’다 생각하고, 평소 하고 싶었지만 못(안) 했던 외모로 치장하고 오셔서, 11회 인천여성영화제 폐막도 축하하고 박강아름 감독과 허심탄회한 수다도 떨면서 ‘나다운 나’를 찾기 위한 축제를 즐기는 것도 좋겠지요?
박강아름|한국|2015|94분|다큐멘터리
2015년 7월 12일(일)| 오후 6시 30분|영화공간주안 4관
“내가 연애를 못하는 건, 내가 인기가 없는 건, 내가 사랑받지 못하는 건, 예쁘지 않기 때문 아닐까?”
여자라면 한번쯤 해봤음직한 이 질문에서부터 영화는 시작한다. 모태솔로인 박강아름 감독은 사람들의 ‘충고’대로 ‘여성스러운 외모’를 갖기 위해 다이어트와 외모 가꾸기에 돌입한다. 그러나 여전히 소개팅은 실패로 돌아간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는 이 세상 여자는 예쁜 여자와 안 예쁜 여자로 나뉜다는 강력한 주문이 통하는 현 세태에 저항하고 싶지만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고 외롭지 않고 싶은 평범하지만 비범한 박강아름 감독의 수년에 걸친 ‘외모실험’ 다큐멘터리다. 감독이 예쁘지도 않으면서 꾸밀 줄도 모른다고 거침없이 비난하고 오지랖 넓게 충고하는 주변 사람들, 감독의 외모 변화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 변화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한국사회가 얼마나 외모에 집착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더불어 감독의 외모실험, 즉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는 사회가 요구하는 미의 기준을 불편하고 부당하게 여기는 감독마저도 그것이 자신의 욕망인 양 내면화되어 있음을 깨닫는 과정이다.
과연 타인의 시선, 사회적 기준에 얽매이지 않은 아름다움의 기준이란 존재할 수 있는 것일까?
*영화 상영 전 간단한 폐막행사와 상영 후 박강아름 감독과 함께 하는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합니다.
‘여성영화’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으로 영화축제를 만들어 온 지 10년이 흘렀습니다.
10년 동안 인천여성영화제는 한 해도 쉬지 않고 관객들을 만났고, 영화를 통해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인천여성영화제에서 만나는 여성영화는 ‘여성의 눈으로’ 나와 세상, 관계를 바라보게 했고, 그렇게 다른 시선은 다른 목소리를 만나게 했습니다.
여성영화를 통해 나를 성찰하고 세상과 만나고, 조금은 더 나은 세상을 꿈꿔보고자 했지만, 2015년 ‘지금, 여기’를 둘러보자면 솔직히 참담한 마음이 더 큽니다. 개인을 지켜줄 국가는 더 이상 없다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한 1년이었습니다. 나와 다른 존재, 약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은 더욱 노골적이고도 극렬해졌습니다. 더 이상 진정한 대화는, 소통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2015년. 대한민국. 인천.
10년 동안 다름을 드러내고 자신을 발언하며, 서로가 다르지만 어울려 살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한 대화를 시도해 온 인천여성영화제가 지금 이 시대, 대한민국의 인천이란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누군가 말했습니다. 지금은 ‘그래서’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할 때라고. 인천여성영화제 역시 소통불가능의 시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귀를 열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말하기 위한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나와 다른 이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어차피’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를 열고 눈을 열어 대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그래서 11회 인천여성영화제는 행사의 번듯한 모양새보다는 영화를 통한 대화와 교감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우리 각자가 얼마나 다른 곳에 서 있는지 확인하는 것, 서로를 잘 몰랐음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고자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을 내밀어 서로의 마음을 다독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찾아보고자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살아가고자 합니다.
이현정 | 2014 | 16′5″| 다큐멘터리
2015년 7월 9일 (목) 오후7시 영화공간주안 컬쳐팩토리
11회 인천여성영화제의 개막작 <편지>는 바로 ‘어차피’ 이해 불가능한 너와 나 사이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할 수 있는 이유를 찾게 하는 단편 다큐멘터리이다.
2007년, 19세 베트남 아내 후인 마이가 남편에게 편지를 썼다. 그 편지가 7년이 지나 한국어로 읽힌다. 베트남 여성이 베트남어로 마이의 편지를 낭독하고 뒤이어 한국 여성이 한국어로 마이의 편지를 낭독한다.
편지가 쓰인 시간과 낭독한 시간의 차이, 베트남어로 낭독한 시간과 한국어로 낭독한 시간의 차이, 그리고 언어의 차이. 이 모든 차이들은 수신불가능, 소통불가능을 낳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름 안에서도 공감은 가능하다. 이 모든 이야기를 짧고 간결하지만 강렬한 영상에 담아냈다.
*영화 상영 후 감독 및 출연자가 함께 하는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