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에 입대해 월남에 다녀오신 김정용 어르신을 만났다. 김정용 어르신은 군대에서 갖은 가혹행위를 겪으시며 군생활을 하셨다고 했다. 그런데 당신이 겪으신 폭력적인 상황을 허허 웃으며 이야기 하시는 것이 의아했다. 또 일어났던 상황에 대해선 자세히 이야기해주셨지만 그때 느꼈던 감정, 들었던 생각은 말씀해주시지 않아 여쭤봤다. "그 당시에는 어떤 마음이었어요?"
많이 힘들었다고 말씀하셨다. 자신에게 폭력을 가한 선임에 게 느낀 분노와 원망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다.
김정용 어르신뿐 아니라 프로젝트를 하며 만나뵙는 참전군인들은 옛날의 힘들었던 기억, 감정들을 드러내지 않고 싶어하셨다. 어떤 분은 잊어야 산다고 말씀하셨고, 어떤 분은 그땐 힘들었지만 필요한 경험이라고 말씀하셨다. 이런 말씀을 들으며 잘 얘기하려 하지 않으시는 몇 십년 전 그때의 감정이 더 궁금해졌다. 잘 가다듬지 않은 그대로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듣고 기록하고 싶다.
-코코아 한잔 은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