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군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면 꼭 월남에 가서 몸 다치기도 하고 고생도하고, 그것들이 이후 수십년의 삶에 영향을 주기도 했는데 다녀온 것을 후회하지는 않느냐는 질문을 하는 것 같다.
고생은 많이 했지만 그것들이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후회한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이번에 만나뵌 임호영 어르신은 월남에 다녀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후회해봤자 소용 없다며 지나간 일에 신경쓰지 않는다고 하셨다.
임호영 어르신은 도깨비 부대 소속으로 월남에서도 잦은 전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 부대에서 근무하셨다. 트라우마로 남을법한 일들도 많았을텐데 전시에는 어쩔 수 없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만나온 여러 참전군인들 중에는 코코아 한잔 프로젝트의 취지에 공감해 의무감과 정의감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분들도 계신다.
그에 반해 임호영 어르신은 기피적이라고 보이기도 한다. 임호영 어르신이 외면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 이유는 잊어야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 기억들을 전부 안고서는 살아갈 수가 없는 것이다. 월남에 다녀온 것뿐만 아니라 다른 경우에서도 안좋은일, 나쁜 감정들을 마음에 담으려 하지않으시는 것 같다. 이런 방식이 임호영 어르신의 살아남는 방식이다.
그럼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시고 또 적극적으로 이야기해주시는 분이시다. 새삼 참전군인들이 인터뷰에 응하는데에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지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코코아한잔 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