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제작지원 지원작들의 응원릴레이...
세번째 '대한문에서 만나'팀에서 보내온 글입니다.
"현카 지원만 아니었으면 이렇게 고민안해도 되는건데…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
작은 도움을 큰 압박으로 느끼는 이런 제작지원.
아주 좋지요? ㅎ
(재수읍는 과장)
쌍용차 해고자들이 목숨을 잃은 동료들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대한문 분향소는 내가 처음 카메라를 들고 만난 ‘현장’이었다. 그 현장에는 내 카메라가 오기 이전부터 현장을 기록하던 카메라들이 있었다. 현장경험이 처음인 나에게 먼저 와있던 이들은 큰 힘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어쩌다보니 그이들과 ‘대한문에서 만나’ 영상팀을 만들게 되었고, 조금더 능동적으로 현장에서 카메라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보자는 이야기를 시작했다.(아주 초보적인 수준이었지만 말이다.)
그 와중에 현카 제작지원 소식을 듣고는 우리도 지원해보기로 했다. 음… 큰 포부가 있었다. 지원금을 받으면 대한문을 배경으로 악덕한 만행을 저지르던 당시 남대문서 경비과장 최성영을 주인공으로 한 멋진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후 대한문 상황을 급격히 나빠졌고, 우리 카메라들은 매일같이 벌어지는 전쟁같은 현장을 기록하기에 바빴다. 우리의 영상은 인권보고서가 되기도 했고, 재판에 증거물이 되기도 했다. 완성해야된다는 압박에 비해 제작 속도는 더뎌 고민에 고민만을 거듭했다. 혼자가 아니어서 좋은점도 많지만 팀이어서 문제가 되는 상황도 빚어졌다. 고민을 하다가 마감을 코앞에 두고는 태준식 감독님께 손을 내밀었고 선뜻 부족한 우리들의 고민을 받아주셔서 <대한문을 지켜라>가 이렇게나마 완성될 수 있었다.
부족하지만 <대한문을 지켜라>가 소중한 이유는 ‘대한문에서 만나’ 영상팀이 자발적으로 기획한 첫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현장에 있다보면 벌어지는 상황들이 버거워서, 그리고 조금은 게을러서 요구받는 작업들 이상의 또다른 것들을 중간중간에 해낸다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솔직히 말해 마감일은 다가오고 작업방향은 잡히지 않을 때, 현카 지원만 아니었으면 이렇게 고민안해도 되는건데…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현카 제작지원 시상을 받던 모란공원에서 느꼈던 따스함과 책임감은 이 모든 것을 쉽게 손놓을 수 없게 했다.
스스로의 삶을 지켜내는 것도 너무나 버거운 현실속에서 카메라로 현장을 지킨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그리고 내가 선 자리에서 어떤 역할을 해내야 하는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요즘이다. 현장에 있는 한 영원히 할 수밖에 없는 고민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참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첫 현장에서 ‘대한문 영상팀’이라는 소중한 동료들을 얻었고, 현카 제작지원이라는 따뜻한 사랑과 무거운 책임감을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겪은 이 행운이 다른 누군가에게도 가 닿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현장에서 카메라를 들고 서 있을 수 있는 힘이 조금 더 단단하게 뿌리내렸으면 좋겠다.
아, 혹시나 궁금해하실까봐. ‘대한문에서 만나’ 영상팀은 아직 건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