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구에 “성모병원 사태 해결”을 요구해 온 홍명옥 보건의료노조 인천성모병원 지부장이 12월 16일부터 무기한 단식을 선언한 가운데, 이날 저녁에는 인천 주교좌 답동성당 평신도협의회(평협) 신자들과 홍 지부장을 비롯한 농성 참가자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는 등 갈등이 커지고 있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답동성당 평협 회장 등 신자 수십 명이 성당 들머리에 있던 홍 지부장의 단식농성장에 있던 파라솔과 플래카드를 철거했지만, 노조는 밤 9시 넘어 같은 자리에 텐트를 쳤다. 보건의료노조는 천주교 인천교구가 평신도들을 내세워 농성장을 철거하기보다는 주교와 노조가 만나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다시 요구했다.
단식농성장은 성당 입구 안내센터 오른편으로, 입구에 약간 들어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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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16일 저녁 답동성당 신자들이 성당 들머리에 있는 홍명옥 지부장 등의 단식농성장을 철거해 교구청 부지 밖으로 옮기고 있다.(사진 제공 =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
최승제 보건의료노조 인천부천지역본부 조직부장은 “홍명옥 지부장이 노상에서라도 단식을 계속하겠다고 해서, 단식하는 사람의 체온이 떨어지면 위급한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텐트를 구해서 어젯밤에 쳤고, 지금은 텐트 안에서 단식을 하고 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설명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답동성당 평협 서윤수 회장의 입장을 직접 듣고자 했으나, 12월 17일 오후 3시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았다.
보건의료노조는 답동성당 평협이 12월 16일 보내온 공문과 11월 26일 평협 입장을 쓴 편지도 공개했다. 공문에서 성당 평협은 농성 단체와 참가자들이 점거한 장소는 성당 유치원을 비롯한 각종 차량과 신자들이 오가는 통로이기 때문에 사고가 날 수 있고, 계속되는 농성이 대내외적으로 천주교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초래한다면서 16일 오후 7시까지 농성을 풀고 시설과 부착물을 철거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이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신자들의 안전을 위해 평협에서 철거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홍 지부장과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의 농성에 대한 답동성당 평협의 입장은 11월 26일 서윤수 회장과 임원 일동 이름으로 나온 편지에서도 드러난다. 이 편지에서 평협은 “지금까지 해왔던 시민대책위의 릴레이 시위는 인천교구에 충분히 전달되었을 것”이라며 “이제는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생각해서라도 노동의 문제, 노사의 문제는 인천성모병원과 노동자들의 지혜를 모아서 여러분들이 병원에서 풀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12월 17일 현재 84일째 인천교구청 앞 릴레이 단식농성을 하며 인천성모병원의 노동 문제와 국제성모병원 보험료 부당청구사건을 해결하는 데 인천교구가 나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더해 16일 홍명옥 지부장은 인천교구장 최기산 주교가 대화에 나서 하루속히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앞서 11월 2일 인천지방검찰청은 국제성모병원 의료급여 부당청구 혐의에 대해 환자 유인 행위에 대한 혐의만 인정하고, 병원장과 법인에 각각 벌금 300만 원에 약식 기소하고 같은 혐의로 병원 간부와 직원 3명에 대해서도 벌금 300만 원에 약식 기소했다.
이에 대해 보건의료노조는 국제성모병원의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 및 진료비 부당청구, 영리목적의 환자 유인, 알선행위 의혹에 대해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으며, 그 후속조치로 현재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의 기관을 통해 별도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인천지검의 약식기소에 대한 재검토와 엄정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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