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줄탁동시
작년에 했던 공연 ‘줄탁동시’ 앙코르 공연을 한다. 작년 공연을 마치고 평가모임을 할 때 경민은 ‘기적 같았다’고 말했다. 기적 같았다! 그 말의 의미가 내겐 각별하게 다가왔다. 모든 공연이 항상 그랬지만, ‘줄탁동시’는 더 기적 같았다.
이게 과연 올려질 수 있을까? 또는 관객들에게 보여져도 되는걸까? 함께 하는 모든 이들, 특히 배우들에게, 준비되지 않은 공연에 벌거벗은 채 무대 위에 올라가라고 밀어버린 건 아닐까? 물론 그런 생각 따위를 말하진 않았다.
우린 잘 하고 있어. 이 공연은 그 동안 우리가 해온 것으로부터 새로운 걸 시도하는 공연이야. 우리 스스로를 믿어. 그래, 우린 스스로를 믿었고, 그건 기적 같았다. 기적은 결코 신들이 부리는 요술 따위가 아니다. 기적은 인간적이고 초라하다. 너덜너덜하게 다 헤져서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그 기적 같은!
올해 ‘줄탁동시’ 재공연을 한다. ‘앙코르 줄탁동시’라 이름 붙였다. 사실 관객들이 앙코르를 외치진 않았다. 우리 스스로 한 번 더 해보자고 했다. 이번엔 기적 같은 공연이 아니라, 고개를 끄덕일만한, 그래 할만 했어, 박수 쳐줄게, 그래서 우리 스스로 앙코르를 외치는 게 아니라, 주위에서 앙코를 외쳐줄 수 있는 공연을 준비하고자 했다. 모르겠다. 올해 공연이 끝나고 함께 만나면, 또 누군가 ‘기적 같았어’라고 말할는지. _강준상연출가
6월 17일(금) 저녁 7시반, 18일(토) 2시, 5시
대학로 이음(혜화역 2번출구 나오면 바로 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