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프레시안과 인터뷰한 내용이 기사로 올라왔네요.
프레시안 메인 탑으로 올라와서 흐뭇흐뭇 >ㅅ<
인터뷰 전문보기: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_facebook.asp?article_num=10120617132258
"2주에 한번씩 자살…학교는 폭력의 숙주"
['학교폭력'을 말하다] 다큐멘터리 <학교> 원해수 감독, 활동가 진냥
원해수:
일이 발생한 데에는 분명히 배경이 있기 마련인데, 사람들이 사건의 배경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 점에서는 솔직히 화가 났다. 문제의 본질을 보지 않는 것에 대한 화와 학생들이 죽어 간 슬픔이 공존해 있다.
다큐멘터리 제작하면서 주로 탈학교 친구들을 만났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학교란 공간 자체가 사람들이 버티면서 살기에는 힘든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는 온갖 규칙과 제도만으로도 반인권적 공간인데, 학생들을 동등한 존재로 바라보지 않고 억압하고 짓누르기만 하는 것 같다.
진냥:
지난해 반 학생(당시 초등학교 6학년, 현재는 중학생)을 인터뷰했는데 학교에서 매일 맞는다고 털어놨다. 오히려 인터뷰 중에는 안 울다가 인터뷰가 끝난 뒤, 왈칵 울음을 쏟아냈다. '네가 뭘 잘 못 했다고, 매일 맞느냐'라고 물었더니 계속해서 '내가 잘못해서 맞았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결국 화를 냈다. 오히려 피해자가 담임교사인 나에게 화를 내야 하는데, 내가 맞은 피해자에게 화를 낸 것이다.
우리가 학교폭력 문제를 대하는 태도가 그날의 나와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화내며 가해자든, 피해자든 '도대체 너희는 뭐가 문제냐'라고 소리치고, '너희 좀 잘할 수 없느냐'라고 질책한다. 부서지고, 상처받고, 죽어가는 사람은 학생들인데 밖에서 화내고 밖에서 참담해하고, 그들의 이야기는 아무도 들어주지 않으면서 그들이 얘기할 수 있는 공간도 없고, 잘 못 한 것도 결국은 그들이다.
활동가로 상담할 때도 보호자에게 당부한다. 보호자가 감정을 내세우면 당사자가 감정을 표현할 수 없다. 죄책감만 들 것이다. 학생이 울도록 해주고, 학생 앞에서 울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다. '정 울고 싶으면, 저에게 오세요'라고 말한다.
당사자인 학생이 아닌 우리에게 지금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 소위 어른들이라면 감정을 추스르고, 덜 참담해하고, 덜 분노하고, 안에서 당하는 청소년이 분노하고, 울 수 있고 폭발해낼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줄 수 있는 게 필요하다. 지금 작업하고 있는 다큐멘터리가 그런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
학교 폭력을 둘러싼 오해와 착각들을 다루고 있는 다큐멘터리 학교: 부서지는 사람들의 이야기 많이 관심가져주시고 알려주시고 후원해 주세요... http://www.socialfunch.org/brokenpeo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