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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피해자 박정근의 후원함입니다. 변호사 수임료와 졸지에 영업중단된 사진관으로 인한 생계피해, 옥바라지(ㅜㅜ)와 투쟁을 위한 당신의 선택, 지지할 거면 돈을 주세요!
이 후원함에 대하여
"이 땅에 북한 추종세력이 있다면 이는 마땅히 응징되고 제거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통일 기반을 마련하는 첩경인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공안역량을 정비하고, 일사불란한 수사체제를 구축하여 적극적인 수사활동을 전개해야 할 것입니다. 종북주의자들과의 싸움에서는 결코 외면하거나 물러서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 한상대 검찰총장 취임사 2011. 8. 12.
이 이야기는 2011년 가을, 우리들의 친구가 국가보안법으로 수사받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한상대 검찰총장이 “종북좌익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한지 한달이 조금 넘은 9월 21일, 경기지방경찰청은 암사동에서 사진관을 경영하는 박정근이라는 인물을 급습합니다. 사진관을 열기 위해 아침에 나온 20대 초반의 사진가에게 “국가보안법상 찬양 고무죄”를 명시한 압수수색영장이 내밀어지고, 그때부터 그의 일상도 압수되었습니다.
“찬양고무” 혐의가 씌워진 이유는 트위터에서 북한의 말투를 사용하며 때때로 ‘우리민족끼리’의 트위터를 리트윗했다는 것. 이때부터 우리가 대수롭지 않게 “북한드립”이라고 부르던 것은 “이적표현물 작성 및 반포”라는 표현으로 바뀌었고, 우리가 “RT"라고 불렀던 한번의 손가락질은 ”취득 및 반포“라는 말로 바뀌었습니다.
-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 잘 들으시길 바랍니다. 저는 지금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가게와 집이 압수수색을 받고 있습니다. 저는 잠시 피시방으로 나왔고 가게 하드는 현재 복사중 입니다. 제방에 있는 몇몇 자료들은 압수되었습니다. 핸드폰도 압수되었습니다.
- 당신들의 어린이날 자료집 가져간 거랑, 유채림이 개업식 날에 준 돈 들어있던 축하의 글이 써진 편지봉투 압수해간 게 너무 속상하다. 그보다 더 속상한 건 내일 당장 사진찍어야 할 메모리 카드를 모두 압수해간거다.
-2011년 9월 21일 당시 @seouldecadence의 트윗 내용
이후 박정근은 11월 15일까지 5번에 걸쳐 보안수사대에 불려나갔습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불면증을 호소하던 박정근은 10월, 급성 스트레스 장애를 진단받고 약을 복용하기 시작합니다. 경찰이 압수수색을 했던 방에서 잠들 수가 없어 친구 집에서 신세를 져야했습니다. 개업한지 얼마 안된 사진관은 정상적으로 영업이 가능할 리가 없었습니다.
보안수사대에서 해를 등지고 들어가 달을 보며 나오기를 반복하는 동안 경찰은 몇 달 분량의 트위터 내용들을 쌓아놓고 하나하나 “이건 무슨 의도로 올렸느냐”고 설명을 요구합니다. 그중에는 오래되어 박씨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100페이지가 넘는 조서에서 박씨가 대답할 수 있는 말은 한 마디 밖에 없었습니다.
“장난이었다"
박씨는 트위터에서 주로 북한의 권위적 사회를 소재로 한 농담을 즐기곤 했습니다. 김정은의 세습과 자신의 사진관 2대 경영을 빗대 스스로 “청년대장”을 자칭하거나, 평양의 신차를 사서 자신에게 선물해달라는 등, 언어에 대한 이해 능력이 있다면 도저히 북체제 찬양고무로 믿을 수 없는 농담들을 해왔습니다.
자신이 한 농담들에 대해 “농담이었다”고 해명해야하는 상황이 즐거울 리가 없습니다. 더구나 그것을 수백차례 되풀이해야 하는 입장에서 그는 굴욕을 느낍니다. 그리고 딱히 더 조사할 것을 찾지 못한 경찰은, 조사를 멈추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 두달간, 박정근은 언제 불려나갈지 알 수 없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힌채 여전히 친구집에서 약을 먹고, 술을 마시며 지내야 했습니다.
점점 커져가는 스트레스 속에서도 “국가보안법 폐지” 요구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다른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을 찾아 연대하고, 국가보안법 폐지 기자회견에 나가 발언했습니다. 양심수 석방을 요구하는 이들에게 함께 했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하는 유인물과 현수막을 혼자서 만들었습니다. 그에 감화받은 친구들도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하는데 힘을 보태기 시작했습니다. 소셜펀치를 통해 재정을 마련했던 “2011 뉴타운간첩파티”도 그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두달만에 검찰에서 전화가 걸려옵니다. 구속영장을 심사할테니 다음날 나오라고. 박정근도 변호사도 처음엔 어이없는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리고 2012년 1월 11일, 수원남부경찰서에서 구속영장 기각소식을 기다리던 박정근은 저녁께 전달된 영장통과 소식과 함께 그대로 구속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발부받은 구속영장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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