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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청소년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선택했던 일들에 대한 책임을 조금씩만 나눠 주세요.

이 후원함에 대하여

작년, 부천 지역에서 살고 있는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몇몇이 모여 빈곤청소년들과 뭐라도 해보자며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빈곤청소년들을 만나며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돈 없이도 편히 있을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권위적이지 않고 시혜로써 다가가지 않는,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관계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의 이름은 ‘그곳을 지키는 사람들’ 입니다.

활동의 시작으로 작년 여름부터 매주 화요일 거리청소년들을 위한 ‘심야식당청개구리’에 나가며 친구들과 관계를 만들어나갔습니다. 그렇게 만나게 된 친구들은 가출을 해서 몇 달 째 거리에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 친구들과 매주 한 번씩 소풍을 가며 서로 힘이 되는 관계를 만들어나가고 싶어서 작은 프로젝트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아는 분이 일하고 있는 작은 마을도서관을 빌려 함께 하기로 한 8명의 친구들과 첫만남을 가졌습니다. 계획을 짜고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친구들이 돌아갔습니다. 정리하던 도중 도서관 관계자 분들이 오셨고, 마을도서관에 있던 공금카드로 신발과 트레이닝복 115만원이 결제되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여러가지 정황상 저희와 함께했던 친구들 중 몇몇이 벌인 일로 추측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도서관측과 저희는 그 친구들을 경찰에 신고할 수는 없었습니다.

  

14살 15살인 그 친구들의 가정은 경제적, 정서적 울타리가 되어준 적 없었고, 그들의 가출생활에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훔치는 것뿐이었습니다. 가장 춥던 그 11월,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여름옷을 입은 채 생활하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친구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익숙한 방법이었습니다. 물론 그 행동이 정당하진 않지만 그 모든 책임을 개인의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친구들과 그날 저녁 만나 오랜 시간을 이야기했고, 고맙게도 물건을 되팔고 돈을 갚는 것에 동의해주었습니다. 다음 날 함께 도서관 분들을 만나 사과했고, 급하게 돈을 빌려 공금을 돌려드렸습니다. 돌려받은 운동화와 트레이닝복을 중고로 팔기 시작했지만 115만원을 마련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주변에서 도움을 받기도 하고, 자비로 메꾸기도 했으나 10대 후반, 20대 초반인 저희가 가진 돈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남은 65만원을 채우기 위해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누군가는 저지른 일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합니다. 내것이 없다고 훔치는 건 잘못된 것인데 그런 식의 도움은 그들을 변화시키지 않을 거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너희가 어려서 그렇다는 말도 들어봤습니다. 그렇지만 누군가를 믿어본 적 없던 그들이 그날 밤 도망가지 않고 만나주었고, 그 일을 해결하자며 내민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자신의 편이 있다는 한 번의 믿음은 변화시키지 못하더라도 살아감에 있어서 힘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너희는 가난하면 그만큼 노력하라고 말하는 세상도, 그렇다고 부모 없이 무언가를 할 수 없는 세상에게도 화가 납니다. 거리의 또래는 따뜻한 옷과 예쁜 신발을 신고 있을 때, 맨발의 슬리퍼를 신고 있는 내 옆의 이 사람에게 세상은 너무나 불공평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앞으로 이들을 앞으로 계속 만나며, 가난한 이들에게 잔인한 이 사회에서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며 함께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사회를 살아가는 빈곤청소년들에게 쏟아지는 너무 큰 책임을

'조금씩만' 나눠 들어 주시기를 조심스럽게 제안해 봅니다.  

저희가 선택한 방식을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힘을 보태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

'그'곳을 '지'키는 사람'들'

'그'곳을 '지'키는 사람'들'

부천지역에서 빈곤청소년들과 살아가는 고민을 함께 나누자는 10대 20대들의 모임입니다. '만나는 그이들이 돈 없이도 용건 없이도 와서 편히 쉴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 하나만 확실하게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모여 얼굴보고 이야기하며, 이리저리 방법을 찾아 방향을 찾아 돌아다니는 중입니다. :)

  • jjeongyu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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