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2회 서울인권영화제 국내작 선정을 마치며
서울인권영화제는 다가오는 22회 서울인권영화제에서 관객들과 인권영화를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기 위하여, 공모를 통해 110여 편의 국내작을 받아 보았습니다. 한국의 여러 인권 상황들을 발굴하여 고발하며, 알리는 작업들이 많았습니다. 2017년 22회 서울인권영화제 국내작으로 선정되어, 오는 6월 1일부터 6월 4일까지 관객들과 만나고자 하는 인권영화는 여덟 편의 다큐멘터리와 한 편의 극영화입니다.
22회 서울인권영화제 선정 과정에서 만난 영화들은 선정에 참여하는 활동가들로 하여금 수많은 고민들이 끊이지 않게 했습니다. 작품의 만듦새에 집중하기보다는, 관객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에 집중하여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는 인권영화와 관객이 소통하는 ‘이야기의 장’을 만들어 내고자 하며, 그 ‘이야기의 장’에서 새로운 인권활동들의 가능성을 촉진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특히 여성혐오를 풀어내고자 한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여성혐오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많다는 것은, 물론 현재 많은 사람들이 활발히 논의하며 어떤 움직임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주제가 여성혐오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다양한 움직임들은 그 표면에 보이는 것 이외에도, 여러 가지로 교차하는 가치들과 마음들을 품고 있을 것입니다. 이에 참여하는 활동가들은 그 숨어 있을 수많은 고민과 성찰들을 기쁘고도 무겁게 받아들이는 마음입니다. 이는 이 주제들을 담은 작품들이 바쁘게 지나가며 그저 소비되듯 흩어져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걱정 어린 바람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그렇다면 이것들을 어떻게 붙잡아 이어나갈 것인가, 어떻게 여러 갈래로 연결들을 만들어나갈 것인가를 그려보며 나아가려는 시도이기도 합니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사람이나 삶의 이야기는 분명히 있으나 그 삶이 서사가 되어 ‘인권’이라는 고민으로 풀어내기엔 한계가 있는 작품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작품선정에 참여한 모든 활동가들에게 아쉬움을 남기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한계는 인권현안이 소재로 다루어지지만, 작품이 말하는 바와 소재가 동떨어져 있기도 하고, 또는 그 표현방법에 있어 또 다른 차별과 혐오를 재현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다음 해 서울인권영화제 공모작품에서는 인권과 관련된 소재를 담아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풀어내는 표현방식에 대한 고민이 모두 담겨있는 작품들을 만나길 기대해봅니다.
이렇듯 22회 서울인권영화제를 준비하는 모든 활동가들은 함께 작품을 보고 수차례의 논의와 논쟁의 시간을 보내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22회 서울인권영화제는 다시 광장에서 관객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서울인권영화제가 엮어낸 인권영화들이 사람들의 목소리로 풍부해 지도록, 그 목소리가 새롭게 시작하는 이땅을 채울 수 있도록 인권영화라는 방식 또는 형식으로 오는 6월, 22회 서울인권영화제에서 관객들과 만나길 바라 봅니다.
[22회 서울인권영화제 국내작 상영 확정](가나다 순)
* 안녕 히어로ㅣGoodbye My Heroㅣ한영희ㅣ2016ㅣ111분
* 옥상 위의 버마ㅣBurmese on the Roofㅣ오현진, 고두현ㅣ2016ㅣ91분
* 올 리브 올리브ㅣAll live Oliveㅣ김태일, 주로미ㅣ2016ㅣ다큐ㅣ92분
* 우리는 오늘도ㅣAgain Todayㅣ김은석ㅣ2017ㅣ다큐ㅣ40분
* 이태원ㅣItaewonㅣ강유가람ㅣ2016ㅣ다큐ㅣ98분
* 있는 존재ㅣBeingㅣ박시우ㅣ2016ㅣ다큐ㅣ17분
* 플레이온ㅣPlayOnㅣ변규리ㅣ2017ㅣ다큐ㅣ91분
* 피난ㅣDiasporaㅣ섹알마문ㅣ2016ㅣ극ㅣ23분
* 호스트 네이션ㅣHost Nationㅣ이고운ㅣ2016ㅣ다큐ㅣ92분
2017년 3월 23일
서울인권영화제 상임활동가 레고, 다희, 22회 서울인권영화제를 함께 만드는 자원활동가들